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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다음 스카이뷰/로드뷰로 추억 살려보기

글도 하나 쓸까 생각하던 차에 마침 이벤트도 있길래 옳거니 하고 써본다. ㅋㅋ
대략 유치원 2년 정도에 초등학교 5학년 2학기 초까지 8년 정도 살았던 강남구 개포동 5단지. 이곳도 역시 로드뷰에 포함되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의 대부분을 보낸 양전초등학교.

어렸을 땐 저 길과 담장이 매우 크게 느껴졌었는데 지금 보니까 전혀...-_-;; 학교 안에 양전동산이라는 큰 정원이 있어 매우 좋았다. 운동회할 때 점심시간이 되면 부모님들과 아이들이 저 동산 곳곳에 돗자리를 펴놓고 도시락 먹던 기억이 새록새록. 초등학교 입학식하던 날부터 시작해서, 국민학교라는 이름이 초등학교로 바뀌고(2학년때였음) 처음 영어수업이 도입되는 등 나름대로 변화를 겪었던 곳이기도 하다. 3, 4학년 때 만났던 선생님들이 매우 좋으셨던 분들로 기억에 남은 반면 1, 5학년 때 분들은 완전 최악이었고 2학년 때는 촌지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우여곡절이 있기도 했다.

빨간모자 피자집과 크레용 화방

이 두 집은 개포동에 살던 내내 우리집의 단골이었다. 빨간모자 피자집은 하도 많이 시켜먹어서 사은품으로 주는 장기, 체스, 바둑판 세트를 다 받았고, 크레용 화방에서는 0.1mm 로트링펜부터 시작하여 일제 플레이칼라 사이펜에 이르기까지 꽤 다양한 종류의 문구류를 구입했었다. 초등학생 주제에 로트링펜씩이나 쓴다고 하니 화방 아저씨가 아무나 쓰는 거 아니라고 구박(?)하던 기억이 있다. 2005년 여름에 지금 사는 용인 수지의 집에서부터 탄천-양재천 따라 자전거 타고 이 화방에 갔었는데 그때도 그 아저씨가 그대로 있었고, 나도 기억하고 있을 정도였다.;;

초등학교 시절 등교길

벌써 10년도 더 되었으니 나무들이 많이 자랐다. 봄에 저 풀밭에 민들레가 피면 쭈구려앉아 관찰하기도 하고, 동네 아이들하고 개미집 뒤지러 다니던 기억도 있다. 역시 그때는 몸집이 작았을 때라 저 공간이 훨씬 크게 느껴졌었는데 성인이 된 지금 보면 매우 작은 것 같다.;;

개포동 성당

개포동에 살던 당시 다녔던 성당. 역시 마찬가지로 어렸을 때 기억으로는 무지막지하게 큰 건물로 생각나는데 지금 보니 그리 크진 않은 것 같다.;; 교리반에 열심히 다녔던 기억, 첫영성체 받는다고 열심히 기도문 외우던 일 등의 추억이 서린 곳이다. 겨울에는 어린이미사 끝나고 형과 함께 이 길의 반대편에 있는 3단지에서 열심히 놀았는데, 특히 큼직한 플라스틱 창고통 뚜껑을 가지고 경사로에 물뿌려 만든 간이썰매장을 이용했던 게 재밌었다.

아주 잠깐 다녔던 토월초등학교

서울에서 용인으로 들어올 때 5학년 2학기만 잠깐 다녔던 학교다. 딱 한 학기만 다니긴 했지만 친구도 많이 사귀고(이때 사귄 친구 중 지금까지 교류하는 아이도 있다) 꽤 강렬한 인상이 남은 곳이다. 내 뒤로 전학온 차재준이란 아이랑 커플목걸이(...)까지 할 정도로 친해지기도 했는데 아마 신도시로 이사오면서 겪는 여러 혼란들 때문에 그런 급속한 우정 진전이 가능했던 것 같다. 바로 옆반에 나랑 닮은(.....) 이준기라는 녀석이 있었던 것이나―물론 배우 이준기 말고―학교 싸움짱 정도 되는 녀석한테 코피나도록 얻어맞았던 일, 당시 담임선생님이셨던 분이 청소에 너무나 엄격해서 맨날 반 전체가 제일 늦게 하교하며 손으로 만져서 먼지 한톨 안 나오도록 걸레질했던 일, 또 그분이 가장 무서운 선생님이라 툭하면 단체기합 받았던 일까지...ㅋㅋ

왼쪽 위의 아파트단지가 수지삼성1차아파트인데 이때 용인에 입주하려고 하던 아파트가 완공되지 않은 상태에서 형이 수지고등학교에 입학 배정을 받아야 한다나 뭐 그런 문제로 103동에 살던 친척집에 잠시 얹혀 지내고, 당시 분당 블루힐 백화점(지금은 롯데백화점)의 셔틀버스를 이용해 공짜로(!) 주말마다 서울의 개포동 집에 왔다갔다했었다. 1년 후인가 얼마 못가서 버스업체들의 피해가 심하다는 이유로 지역간 백화점 셔틀버스가 금지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그 거리를 편도 1700원을 주고 다닌다.;

대현초등학교

집이 제대로 된 아파트에 입주하며 가까운 곳으로 옮기게 되어 다녔다. 내가 1회 졸업생이 되었다. 6학년 1학기 때 전학왔을 땐 학교 건물이 1층까지만 있었고, 6학년 2학기 때 2층까지 완공되었다. 졸업할 때까지 학교 전체가 완성된 모습은 못 보았던...(....) 그런 학교. 건물 한 층만 가지고 초등학교 1학년부터 6학년까지 다 수용하다보니 당연히 공간이 부족했고 당시 부모님 세대에서나 있을 법했던 한번 65명을 경험해보게 되었다.;; 보통 초등학교들 같은 경우 교실 뒤쪽에 따로 놀이공간을 만들어두는 경우가 많은데 이땐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게다가 학교 건물 뒤쪽에 저런 정원이 있었는지는 인제 처음 알았네;;;

2학기 때 2층이 생기면서 공간에 여유가 생기자 두 반으로 분반하였는데 이때 나는 새로 생긴 2반으로 가면서 초임발령받으신 남자담임선생님을 만나게 되었다. 매우 쑥쓰러워하시던(..) 분으로 기억하는데 마지막에 졸업식할 때 울지도 못하면서 적당한 멘트도 못하시던 순수한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사진 아래쪽에 보이는 죽전중학교는 내가 이 초등학교 졸업할 때 생겨서 1회 입학생을 받았고 왼쪽의 죽전고등학교는 그보다 1~2년 뒤에 생긴 것으로 기억한다. 원래 죽전중학교 배정까지 받았으나 집이 풍덕천동 쪽으로 이사하는 바람에 봄방학 때 정평중학교로 전학하게 되었다.

정평중학교

중학교 시절 전부를 보낸 정평중학교. 건물 모양이 ㅁ자에 날개가 달린 형태를 하고 있는데, 보통의 학교와 다른 특이한 구조 때문에 처음 오는 사람들이 길을 잃기 일쑤였다. (요즘 신도시엔 이런 특이한 모양의 학교가 많이 생긴 듯하다.) 왼쪽 아래쪽 5층에 교무실과 방송실이 함께 있다. 지붕 색깔이 더 밝은 부분은 나중에 증축(...)한 것이다. 보통의 학교들은 주교무실과 방송실이 2층에 있는데, 이 학교의 경우는 둘다 5층에 있어서 방송부 생활할 때 좀 힘들었다;;; 애국조회도 그렇고 무슨 행사만 했다 하면 그 장비들을 5층에서 1층까지 다 날라야 했으니...ㅋㅋ 나중엔 선생님들이 좀 배려해주셔서 엘레베이터를 이용할 수 있게 되긴 했지만.

사실 내가 입학할 당시(난 이 학교 1회 입학생이다 ㅋㅋ)엔 학교 건물 자체가 없어서 아래쪽에 보이는 풍덕고등학교(3층까지인가만 완공되고 그 위는 공사중이었다-_-) 3층을 빌려서 생활하다가 1학년 여름방학 때 2층까지 완공된 학교 건물로 이사했고 내가 2학년 올라갔을 때에야 비로소 완성된 학교를 볼 수 있었다. 당시 주요 일간지에 '용인 신도시 난개발'이라는 제목으로 이 학교 사진이 찍혀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경기과학고등학교

이번에는 수원의 경기과학고. 내가 다니고 있을 때 남자기숙사(주황색지붕의 위아래로 길쭉한 건물) 전면 리모델링 공사를 하더니 몇년 전에 신남사 건물을 아예 새로 지었다고 한다. 그게 남자기숙사 바로 위쪽의 진한 갈색 지붕 건물인 듯. 그 바로 아래에 있는 건 여자기숙사. 지하 1층(운동장에서 보면 1층)에 학습실이 있었는데 내가 2학년일 때 운동장 맞은편의 체육관이 만들어지면서 그 건물 1층이 새 학습실로 만들어졌는데 지금은 거기만 쓰려나? 남자기숙사 왼쪽의 정사각형 주황색지붕 건물은 식당이고(식당아주머니들이 참 친절하셨던 기억이...) 그 왼쪽 아래의 건물은 과학실험동인 탐구관. 꼭대기의 옥탑방이 바로 내가 있었던 과학동아리 온에어의 동아리방이다. (다 좋은데 겨울에 좀 춥다-_-) HAM으로 몰래 북한 방송도 들었던(;;) 기억이 난다. 사진 아래쪽의 길쭉한 건물은 짐작하다시피 학교 본관으로 교무실, 컴퓨터실 등이 있고 수업이 이루어지는 교실이 있다. 학교 정원은 상당히 잘 만들어진 편. 본관으로 올라오는 언덕길 양쪽으로 벚나무들이 쭈욱 늘어서 있어서 4월 말이 되면 흐드러지게 핀 벚꽃이 매우 아름답다. 오른쪽 아래에 약간 짤려나온 수일여중도 오래된 벚나무들이 많아 각 동아리 단위로 항상 벚꽃사진 찍는 연례행사가 있었다.

당시 다닐 때와 달라진 점이라면 신남사가 새로 지어졌다는 것과, 학교 위쪽으로 보이는 전원주택단지가 새로 생겼다는 것(당시엔 아마 공사중이었던 것 같음), 왼쪽 위로 보이는 교육정보연구원의 건물들이 좀 더 생겼다는 것쯤 되겠다. 2010년부터인가는 전국 단위 학생 모집하는 과학영재학교로 바뀐다고 하니 예산이 더 늘어나면 건물을 더 새로 짓거나 할지도 모르겠다. 뭐, 내가 다닐 적에도 급식이나 냉난방 같은 건 정말 빠방하게 해주었고 나름대로 특혜(?)는 많이 받긴 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중학교 때는 에어컨 시설이 있어도 아껴야 한다며 정말 감질나게 틀어주었는데 과학고 때는 교실마다 개별에어컨 설치해서 추울 정도로 빵빵하게 틀어줬었던...)

마지막으로 카이스트.

역시 대학교가 스케일이 크긴 크다. ㅋㅋ 이곳에 얽힌 이야기는 아직도 현재진행형. 2~3학년 때는 학교 왼쪽('온천2동' 글자 바로 옆)의 신축기숙사에 살았는데 이번 봄학기 때 복학하면 학교 가장 위쪽 끝의 이른바 시차 5분 지역이라 불리는 지혜관(기숙사 바동-_-)에 살게 된다. 참고로 내가 전공수업을 듣는 전산학과는 학교의 가장 오른쪽 아래에 있다.;; 그런고로 자전거 필수; ㅋㅋ
사진을 보아하니 인문사회과학부와 문화기술대학원 있는 건물들 리모델링할 때 찍은 것 같다. 하얗게 빛나는 지붕이 오래된 지붕 들어내고 새로 방수처리·지붕덮기 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얼마 전에 복학신청하러 학교 다녀올 때 보니 오른쪽 아래 보이는 갑천이 얼어서 위에서 사람들이 놀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 * *

이것으로 스카이뷰·로드뷰를 이용한 일대기 답사는 끝이다. 얼마 전 구글맵 파트너데이 때 발표하면서 구글맵을 통해 어느 동아리 선배가 자기 고향을 찾아보며 향수에 젖는 걸 보니 단순히 정보 제공뿐만 아니라 좀더 재미있는 그 무엇이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끝에 살짝 언급한 게 있는데 정말로 그런 것 같다. :)